시각장애인들은 한글 점자로 글을 읽고 쓴다. 홍수와 같이 차고 넘치는 정보 세상에서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로 정보를 습득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점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의약품, 의약외품, 식품, 의료기기 등에 점자 표시를 의무화 또는 권고하는 법률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그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해외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국제적으로도 귀감이 되는 선도적인 정책이다.
법률 개정 이전에도 여러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에 점자를 표시하고, 점자 표시를 위해 기술을 개발한 선도적인 사례도 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회변화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있다. 국내 대표적 식품 제조 기업인 N사 등 일부 기업에서 점자 표시 없이 QR코드만으로 제품명과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 그 예이다.
점자 사용을 촉진하는 법 개정의 취지를 망각한 채 정부와 다수 기업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타인의 도움 없이 점자 표시 없는 제품의 제품명 등을 알 수 없다. QR코드뿐 아니라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가 점자 사용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
「점자법」은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년 11월 4일을 ‘한글 점자의 날’로 정하고 있다.
‘한글’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 ‘점자’는 아직 공적 문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거니와, 시각장애인은 필요한 자료와 문서를 ‘점자’로 즉시 제공받지도 못하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제97돌 ‘한글 점자의 날’을 맞아 송암 박두성 선생의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을 약속한다.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향상과 소비자로서의 권리가 완벽하게 향유되도록 정부와 지자체 및 공공기관 그리고 모든 사업자가 점자 사용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이의 관철을 위하여 끊임없이 감시할 것이다.
